서론 : 가문의 운명을 건 단 한 번의 승부, 조선의 등용문조선 시대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난 양반 남성의 삶은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수렴되었습니다. 바로 국가 최고의 관료 선발 시험인 과거( (科擆) 급제였습니다. 관직에 나아가지 못한 양반 가문은 3~4대를 넘기지 못하고 한미한 양반(지방 양반)이나 잔반(몰락양반)으로 전락하기 일쑤였기에, 과거는 개인의 입신양명을 넘어 가문의 생사가 걸린 절체절명의 전장이었습니다.흔히 '10년 공부'라 일컬어지는 혹독한 수학 과정을 견뎌내고 시험장에 들어선 선비들, 하지만 우리가 교과서나 미디어에서 접하는 정갈하고 엄숙한 시험 풍경의 이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치열한 자리다툼과 기상천외한 부정행위가 난무하는 혼돈의 현장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조선 정기 시험인 식년..